선물 by _Gene_ |
즐거움이 있는 것은 그 속의 내용을 궁금해 할 수 있기 때문일까?
고급 벨트를 선물받았을 때의 기쁨이다.
오늘은 시골에 계신 아버님께 보내드릴 선물을 골라 보았다.
어버이날에도 못가본 불효 막심한 아들이 고를수 있는 선물은 몇백만원 몇십만원짜리 고급 양복은 아니다. 저렴한 가격에 나의 마음을 담아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사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고급 양복을 선물한다고 하여도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아끼고 아끼느라 장농을 장식하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구정에 내려가 보고 한번을 찾아보지 못한 자책감이 밀려온다.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명절 차례상에 절하는 아버지의 엉덩이 위로 벨트가 가느다란 실선과 함께 접히어 헤진 희끗함을 보았던 것이 기억나서 올라가면 바로 벨트 하나 보내드려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벌써 두 세달이 지나가 버렸다.
선물.
선물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도 필요함을 주고 싶은 마음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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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무료배송이 마음에 든다.
빨리 간다고 하니 내 마음은 벌써 아버지께 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즐겁다.
오늘은 일요일, 내일은 월요일...
아마도 화요일에는 내 마음이 아버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있을 것이다.
화요일 저녁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전화를 한통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비오는 일요일.
그렇게 황금 연휴를 마무리하며 그래도 입가에는 작은 것 하나를 보내면서 미소가 그려진다. 찌뿌둥하여 일자의 입술이 좌우가 하트형으로 변하는 나를 발견하고 실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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